
마라톤이나 장거리 러닝을 하다 보면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이 급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러너스 다이어리아(Runner's diarrhea) 또는 러닝 중 위장관 증상이라고 부릅니다.
복통이나 복부 팽만, 배변 욕구, 설사 같은 증상은 장거리 러너에게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장거리 러닝 중에는 특히 하부 위장관 증상인 복통·배변 욕구·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음식과 음료 섭취 방법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달리는데 왜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을까?
원인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도가 높은 운동을 오래 하면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와 위장관 기능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달릴 때 반복되는 충격, 더운 날씨, 탈수, 긴장감, 평소 먹지 않던 음식 등이 겹치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에도 장이 예민하거나 장거리 러닝에서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대회 당일 식사와 보급 계획을 미리 연습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회 전날에는 평소 먹던 음식이 가장 안전하다
대회 전이라고 해서 특별한 음식을 갑자기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잘 먹지 않던 음식이나 새로운 건강식품을 대회 전날 처음 시도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러닝할 때 복부 팽만이나 설사가 자주 생기는 사람이라면 대회 직전에는 지방과 섬유질이 지나치게 많은 음식이 불편함을 유발하는지 자신의 경험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지방·단백질·섬유질이 많은 식사와 발효되기 쉬운 탄수화물이 위장관 증상과 연관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증상이 없는데도 평소 식단을 극단적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회 당일 식사는 언제 먹는 게 좋을까?
위장이 민감한 러너라면 출발 약 2~4시간 전 익숙한 식사를 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Sports Dietitians Australia도 러너스 거트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경기 전 식사를 2~4시간 전에 하고, 필요하면 출발 직전에는 가벼운 간식이나 음료 정도를 이용하도록 안내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히 몇 시간이라는 숫자보다 훈련할 때 자신에게 맞는 식사 시간을 미리 찾아두는 것입니다.
아침 7시 대회라고 해서 처음으로 새벽 4시에 많은 양을 억지로 먹어보는 식의 실험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너지젤도 대회 당일 처음 먹지 마세요
마라톤에서는 에너지젤이나 스포츠음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대회 당일 처음 사용해보는 경우입니다.
제품마다 탄수화물 농도와 성분이 다르고 사람마다 위장관이 받아들이는 양도 다릅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경기 중 사용하는 젤과 스포츠음료, 식사 전략이 위장관 증상과 연관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따라서 대회 전 긴 거리 훈련에서 실제 대회에서 사용할 젤·음료와 섭취 간격을 미리 시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회 당일에는 이미 몸에 잘 맞았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카페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커피를 마시면 배변 욕구가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평소 아침마다 커피를 마셔도 문제가 없다면 갑자기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회 당일 처음으로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 젤이나 에너지음료를 추가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평소 커피를 마시면 속이 불편하거나 화장실이 급해지는 사람이라면 대회 전에는 자신의 반응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카페인 역시 평소 훈련에서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출발 전 화장실도 미리 확인하세요
대형 마라톤 대회에서는 출발지 화장실에 많은 참가자가 몰릴 수 있습니다.
대회장에 도착한 뒤 바로 출발선으로 이동하기보다는 대회장 안내도에서 화장실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거리 대회라면 코스 중간 화장실 위치도 미리 확인해두세요.
복통이 심해졌는데 기록 때문에 계속 참는 것보다 잠시 멈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설사약을 미리 먹어도 될까?
화장실 문제를 걱정해서 대회 전에 설사약을 예방 목적으로 먹는 경우도 있지만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Sports Dietitians Australia 역시 러너스 거트를 막기 위해 지사제를 스스로 예방 복용하지 말고 의료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통증을 참기 위해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장거리·울트라 러닝에서 NSAIDs 사용과 관련된 위장관·신장·전해질 문제 등이 연구되고 있으므로 대회 전에 임의로 복용하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증상이라면 단순한 러너스 거트로 넘기지 마세요
러닝 중 가벼운 배변 욕구가 한두 번 나타나는 것과 반복적으로 심한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혈변, 심한 복통, 반복되는 구토, 어지럼이나 실신 느낌, 운동을 끝낸 뒤에도 계속되는 심한 증상이 있다면 단순히 러닝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판단하지 말고 운동을 중단하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 평소에도 설사나 복통이 자주 발생한다면 음식만 바꾸면서 버티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정리
마라톤 대회 중 화장실 문제를 100% 예방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평소 훈련에서 자신에게 맞는 식사 시간과 음식을 확인하고, 대회 당일 새로운 음식이나 에너지젤을 시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회 전에는 익숙한 음식을 선택하고 위장이 예민하다면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섬유질이 많은 식사를 조절해보세요. 출발지와 코스의 화장실 위치도 미리 확인해두면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무엇보다 기록보다 몸 상태를 우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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